캐주얼 게임 서평

캐주얼 게임

disclaimer: 이 책은 스마트폰 혁명이 일어나기 이전에 쓰여진 책으로, 일부 내용은 이미 낡았거나 우리가 모두 알고 있어서 특별히 쓸 의미가 없을수도 있습니다.

우리들은 이번 라인 프로젝트를 통해 캐주얼 게임에 대해 많은 탐구를 해 본 바 있다. 또한 우리는 “저스트 댄스”등의 파티 게임을 즐긴 적도 있다. 하지만 정확히 “캐주얼 게임”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그 구분이 확실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플랫폼이 모바일이면 캐주얼 게임인가? 게임의 난이도가 낮으면 캐주얼 게임인가? 그래픽이 아기자기하면 캐주얼 게임인가? 책 “캐주얼 게임”은 이런 캐주얼 게임에 대해 게이머 및 게임 개발자들에 대한 조사를 통해 탐구한 책이다.

이 책에서는 크게 두 종류의 캐주얼 게임에 대해 논의한다: 다운로드 가능한 캐주얼 게임과, 모방적 인터페이스 게임. 전자의 경우 비쥬얼드와 같은 게임이 있으며 후자의 경우 저스트 댄스와 같은 게임을 들 수 있다.

전형적인 캐주얼 플레이어는 가벼운 소재를 다룬 게임을 잠깐 다운로드 받아 플레이하며, 게임을 잘 하지도 못하고 배우려고도 하지 않는다고 여겨진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통념은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한다. 실제 캐주얼 플레이어는 가벼운 소재를 선호하나, (그것이 특정 캐주얼 게임에 국한된다 하더라도) 게임 지식의 수준이 높다. 소비 시간도 높으며, 난이도 또한 적절한 방식으로 제시된다면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또한 많은 캐주얼 플레이어는 과거 하드코어 플레이어였다가 시간 등의 문제로 더 이상 하드코어 게임을 플레이할 수 없는 경우인데, 이 경우에는 하드코어한 소재를 선호하나 상대적으로 시간 소모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낮은 난이도를 선호한다. 따라서 “하찮은 캐주얼”들에 대한 전형적인 모습은 편견에 기반한 이미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캐주얼 게임 디자인의 요소에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소재, 사용성, 중단가능성, 난이도, 보상의 정도.

위 기준으로 하스스톤을 분석해보자. 소재는 밝은 편이다(장난스럽게 묘사되는 배경과 카드들). UI의 경우 어느 정도 숙련이 필요하지만, 다른 카드게임에 비해서는 단순화된 점이 많으며 툴팁이나 이펙트 등으로 이해하기 쉽게 해 두었다. 멀티플레이 게임이기 떄문에 중간에 그만두면 페널티가 있지만, 각 경기의 시간이 짧고 페널티가 크지 않다(1패가 추가될 뿐이다). 난이도는 플레이 방식에 따라 달라지는데, 단계적이다.(여관주인 일반 –> 전문가 –> 선술집 난투 –> 일반전 –> 등급전/투기장) 또한 운에 의해 좌우되는 요소가 존재해 실력 격차를 어느 정도 완화해준다. 풍부한 이펙트와 등급 표시 등으로, 게임 외적으로 다양한 피드백을 부여한다. 따라서 하스스톤은 캐주얼 게임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다운로드 가능한 캐주얼 게임은 자기복제가 되기 쉬운데, 그 이유는 게임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이미 익숙한 게임의 규칙을 활용하기 대문이다. 또한 플레이어가 새로운 규칙을 익히고 싶다기보다는 짧은 시간에 빠르게 플레이를 원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은 스마트폰 시대에 더욱 확실해진 경향이 크다. 실제로 많은 모바일 게임들이 퍼즐 게임의 문법을 그대로/매우 비슷하게 활용하거나(“카피캣”), 게임 조작계를 최소화하거나(“자동전투”), 과거 하드코어 게임의 문법을 단순화해 적용한다(“고전 명작의 ‘귀환’”). 캐주얼 게임에서 새로운 조작계를 도입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며, 권장되지 않는다. 이 책에서는 인터넷 다운로드의 예를 들었지만, 2016년 현재 시점에서 더 적절한 예시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및 SNS 연동이 될 것이다.

모방적 인터페이스 게임은 사용성의 문제를 현실을 모방함으로써 극복한다. 모방적 인터페이스는 현실과 유사하기 때문에 쉽게 참여할 수 있지만, 현실의 조작에 비해 난이도가 낮기 때문에 특별한 연습이 필요하지 않다. 책에서는 노인 센터의 예를 들었는데, 이 곳에서는 Wii 시스템을 다음과 같이 홍보하고 있다. “현실처럼 정력적이지는 않지만 신체 활동을 활발하게 해 줍니다” 말하자면, 모방적 인터페이스 게임은 현실의 행위를 하면서 자신이 “잘 한다는” 착각을 주는 것이다. 모방적 인터페이스 게임은 미니게임으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사용자가 원하는 부분만 골라 플레이할 수 있다. 아울러, 모방적 인터페이스 게임은 사회적 요소를 가지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우리 주위의 사례를 보자면, 저스트 댄스는 몸을 움직이면서 춤을 춘다는 점에서 현실과 유사하지만, 적당히 손목을 움직이는 것으로도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실에 비해 난이도가 낮다. 또한 모두들 재미있게 즐길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재미있었다고 할 수 있다.

좋은 게임은 캐주얼하게도, 하드코어하게도 플레이할 수 있다고 한다. 정해진 목표 외의 방식으로 플레이가 가능하거나, 다양한 목표가 존재한다면 캐주얼 플레이어와 하드코어 플레이어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리듬 게임의 경우, 노래를 즐기기 위해 플레이하거나(캐주얼) 노래를 완벽하게 연주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을 수 있다(하드코어). 캐주얼 플레이어를 위한 장치(플레이어가 연주를 잘 하지 못하더라도 끝까지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해 준다)와 하드코어 플레이어를 위한 장치(점수를 저장하고, 세부 사항을 분석할 수 있도록 지표를 제공한다)가 같이 갖추어진다면 더욱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두 계층을 잡겠다는 목표가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 할 수도 있으며, 두 계층이 서로를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다.

책은 캐주얼 게임 혁명이 게임 업계에 중요한 변화를 가져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리고 그 전망은 사실이 되었다. 캐주얼 게임은 하드코어 게임에 비해 개발비가 적게 들며, 점점 평균 연령이 상승하는 와중에 더욱 넓은 이용자들에게 접근할 수 있으며, 친구들과 같이 플레이함으로써 추가적인 이용자들을 가져올 수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캐주얼 게임은 오늘날 게임의 대세가 되었다. 하지만 그 혁명이 모든 사람에게 긍정적으로 다가온 것은 아니다. 하드코어 게임 개발자들은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게임을 만들게 되었고, 하드코어 게이머들은 자신들의 “게이밍”이 “하찮은 캐주얼들”에게 점령당한다고 느끼게 되었다. 여전히 게임에 대한 부정적 시선은 남아 있으며, 확률 아이템의 과소비와 같은 새로운 문제들이 대두되고 있다(사족인데, 이들은 전통적인 하드코어 게이머와는 거리가 있으며 캐주얼 게이머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캐주얼 게임 혁명의 의의는 이런 부정적 문제를 넘어선다고 생각한다. 과거 하드코어 게임의 관습과 하드코어 게이머들의 문화 때문에 게임을 즐기지 못했던 사람들이 재미있으면서 색다른 문화인 게임에 입문하고 있는 것이다. 10대 백인 남성의 문화였던 게임이 장년층에게, 여성에게, 다양한 민족에게 퍼져 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게임은 조금 더 평등해졌으며, 더욱 보편적이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게임이 서브컬쳐의 영역에서 메인스트림으로 진출해 나간다면 게임에 대한 편견이 감소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그렇기 때문에 (비록 내가 캐주얼 게임을 그다지 즐기지 않지만) 나는 캐주얼 게임 혁명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나는 이런 현상을 이해하기 위한 입문서로서 이 책 “캐주얼 혁명”을 추천하고 싶다. 추가적으로, 책이 처음 나온 지 10년 정도가 지난 이 시점에서 (CCG, “자동전투” 게임 등) 오늘날의 모바일 캐주얼 게임을 분석한 책이 나온다면 좋을 것 같다.

캐주얼 게임, 예스퍼 율 지음, 이정엽 옮김. 커뮤니케이션북스 출판. 2012. ISBN 978896680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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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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